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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5.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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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을 급격히 잃어버리는 연로하신 교우님.
예배 참석을 위하여 모시러 간다고 말씀드렸지만
깜빡하셨다.문앞에서 전화를 드리니 반갑게 나오
셨지만 평소의 방문인줄 아셨단다.
그런데 아차, 키를 두고 나오셨다. 현관 앞에서
이웃 분들에게 벨을 누르지만 받지 않거나, 외출
중이거나, 받자 마자 끊어버리는 분 등등으로 한
참을 보냈다.
결국 밖으로 나오신 이웃 분 때문에 다시 들어가
준비한 후 교회를 향하지만 이미 예배는 시작되었다.
친교시간. 너싱 홈으로 옮기시기 위하여 짐을 정리
하는 중에 수십 년 전 대만을 방문했을 때 가져온
선물들이라며 어린이들 주고 싶다고 가져오셨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갑자기 오래전 읽은
박완서 작가의 단편 소설이 생각난다. 미국으로 이
민간 이모가 몇 십년 만에 한국의 친지들을 방문하
면서 순주들에게 선물하겠다고 이민 가방 가득히 가져왔
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철지난 구식 상품이라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선물도, 이모도 천덕꾸러기 같은
신세가 되었다나.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반복하여 말씀하시는
교우님은 내 인생 최고의 교사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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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8 11:16:29
